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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의 소리

소뮤일기0412_우영팟할망

최종 수정일: 4월 16일

요즘 소뮤의 작가님들은 그림작업에 열중이시랍니다.


정기 수업일 외에도 저희 그림작업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신데요.


다른 일로 근처를 지나가다 작업장에 들러보면 할머니들이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을 볼수가 있어요.


오늘은 그중 '우영팟할망' 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해요.


우영팟이라는 단어.


생소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우영팟' 은 제주어로 '집 주변의 작은 텃밭' 을 이야기 한답니다.


이 할머니는 우영팟에서 여러가지 채소를 기르세요.


그래서 이렇게 밭과 작물들이 나오는 그림이 많답니다.


그리고 주변과 나누기를 참 좋아하는 할머니시구요.


제사를 지내신 날에는 작업장에 완두콩이 듬뿍 들어간 떡을 갖다주시고,


여름에는 귤을 많이 갖다주셔서 모두가 든든하게 작업을 하죠.


하루는 제가 작업장에 일짝 나와서 일을 하다 우영팟할망을 만난 적이 있는데요.


제게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시고는 댁에서 식사를 차려주신 적이 있었어요.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답니다.


그리고 김치를 하신 날에는 그림선생이나 제게 김치를 나눠주시기도 하구요.


육지에서 우리 그림작업장에 견학온 학생에게는 무려 커다란 호박을 나눠주신 적도 있어요.


덕분에 그 학생은 이렇게 커다란 호박을 머리에 이고 비행기를 탔다고 하네요:)


그런 할머니의 성품 덕분에 할머니의 세계관에서는 우영팟할망은 '풍요'를 상징하신답니다.


그리고 고양이와 꿩들이 보이죠?


할머니가 키운 작물들을 쪼아먹는 고양이, 꿩, 노루 등이 할머니의 그림에서는 악역으로 등장하기도 해요.

악역인 고양이들. 악역치곤 너무 귀엽지 않나요?


할머니는 이렇게 일을 하시는데 옆의 밭에서 노루가족이 할머니의 농작물로 외식을 하고 있네요.


저는 이 그림도 너무 재미있어요.


요즘 제게는 우영팟할망이 자신의 그림을 정말 아끼시는 게 느껴진답니다.


자신의 그림이 완성될 때 마다, 저를 불러서 벽에 꼭 걸어달라고 하세요.


비슷한 그림이 나란히 있으니 걸려있던 그림은 옮기고 걸어달라는 구체적인 주문을 하시면서 말이에요.


그리고 그림이 걸린 모습을 보고 꽤나 흐뭇해 하신답니다.


좀더 깊은 해설을 곁들이자면, '우영팟할망 그림의 특징은 구도가 안정적이다' 라고 그림선생이 이야기 해준적이 있어요.


그림은 내면을 나타내는 수단의 한가지인데 구도가 바르다는 것은 우영팟할망의 마음이 건강하다고도 볼수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이런 할머니의 건강한 마음은 할머니의 나누기 좋아하시는 성품과도 자연스레 연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쩌면 보는사람의 마음에도 안정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기도 하구요


이번 <폭싹 속았수다> 그림 속에 들어간 우영팟할망은 고생하는 애순이를 위해서 돌밭의 양배추들을 키워주셨다는 상상을 하시며 이 그림을 그리셨다고 해요.


'풍요의 여신답다'는 생각도 들고, 우영팟할망의 이런 특징을 관찰해낸 그림선생도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우리 우영팟할망의 사진과 함께 오늘의 소뮤일기 마치구요.


요즘 저희 할머니들이 열심히 작업중이라고 말씀드렸죠?


곧 할머니들의 새 전시가 열릴 예정이랍니다.


정말 재미있는 전시를 만들어볼 예정이니, 앞으로도 저희 <<할망의 소리>>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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